Book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국민들-박지수

Reminiscence 2022. 4. 23. 16:59
728x90

제목을 정말 잘 뽑은 책이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별로라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 처음 들어본 무명작가분인데 경제와 정치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들어 주셨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자본주의와 경제, 복지와 세금, 정치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학교 시절 복수전공으로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그땐 아무 의문이 없던 가정이 지금은 정말로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인간은 합리적이란 것. 인간은 비합리적인 동물이다. 경영학에서 다뤄진 효율적 시장가설도 역시 수십 년간의 주식시장에서 결과를 보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올린 워런 버핏 등의 인물들을 봤을 때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책을 읽고 생각나는 궁금증이 있다. "인간은 평등하길 원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 평등이 경제적 평등 외에도, 외모라든지 키라든지 타고난 재능 등 다양한 요인이 인간을 평등하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인권이나 인간의 기본권에 있어서는 평등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몇 년 전 휘게(hygge: 편안함, 아늑함 등), 미니멀리즘 등이 유행하며 북유럽과 복지국가에 대한 정치인들과 사람들의 사대주의 혹은 선망이 있었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아주 훌륭한 교과서다. 팩트에 기반하여 작가는 복지, 세금, 고용, 의료, 교육, 경제, 정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스웨덴의 현실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대표적인 것을 얘기해보자면, 세금에 있어서 북유럽 국가들이 높은 세금을 매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근로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에만 한하는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다. 이것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사민주의는 전혀 사회주의와 가깝지 않게 보인다. 자본이득을 추구할 수 있는 자본가들을 제외하면 근로소득으로는 부를 축적하기 어려운 구조다.

물론 공산주의 국가들에 비해 스웨덴 사람들의 보편적 복지는 우수한 편이다. 다만 국가의 GDP나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국가경제의 혜택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또한 한국의 건강보험과 의료시스템의 우수성을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영국이나 북유럽 그리고 미국의 의료체계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본다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내가 느끼기에 사민주의는 왕족과 귀족들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재벌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민들에겐 최소한의 평범한 평균의 삶을 제공한다. 그들은 공산주의 하 국민들보단 뛰어난 삶을 누리겠지만, 왕족과 귀족들 그리고 재벌들은 그 국민들을 활용하여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밀레니엄 시리즈,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란 소설이 있다. 기자 출신의 추리소설 작가 분이 재벌(아마도 발렌베리 가문을 뜻할 것이다)의 사회문제를 파헤쳐서 사실 기반으로 쓴 책이 유명했고 영화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스웨덴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한다.

p.270 이처럼 세상의 많은 나라들에는 각각의 역사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배경이 있다. 이것이 가난한 나라가 늘 틀리고 서구 선진국은 항상 옳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나라는 그 나라만의 방식으로 발전을 해왔다. 다른 나라의 경제모델을 추종하기보다 시행착오를 통하더라도 우리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우리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 책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p.262 나는 이러한 의견에 대해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 마거릿 대처의 한 방송 인터뷰 내용을 빌어 반박을 하고자 한다. "(북유럽식의) 사회주의는 부자증세를 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에서 출발했지만, 곧 서민 증세로 그 방향이 바뀌었다. 심지어 저소득층에게까지 막대한 세금을 매기면서 말이다."

적어도 깨어 있는 시민이라면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이 명확한 답을 제시해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행복한나라의불행한국민들 #스웨덴 #사민주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