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Propaganda)-에드워드 버네이스
영화 불한당엔 이런 명대사가 있다고 한다. (안 봐서 몰랐는데 이 문장만 기억하고 있다.)
사람은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야지
영화 '불한당' 중
2022년 3월 9일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며칠 전 대선 토론을 보고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나눈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위의 대사와 같다. 그 정치인이나 말을 믿지 말고, 그 정치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정치나 어떤 목적을 위해 본인이 바라는 바가 있다면 연극이나 연기 연습을 잘 받고 이 책을 읽고 삶에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다면 본인의 뜻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책인 것 같다. 1928년에 나온 책인데 거의 100년이 되어가는 지금 현실에도 이 책의 내용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니 참으로 놀랍고도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히틀러와 그의 참모 괴벨스가 이 책을 활용해서 나치 정권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아, 참고로 작가인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라고 한다. (정신분석학 입문 영어판을 직접 번역했다고 한다.)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그의 생각들 중에서 좀 위험한 생각들도 있다. <군중심리>의 저자 귀스타브 르봉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군중심리> 중 '개개인은 똑똑하지만 군중이 되면 하향 평준화된다'라는 내용이 떠오른다.
p. 196 민주주의가 꽃 피려면 그 운영을, 대중을 통치하고 지도하는 법을 잘 아는 소수 지식인에게 맡겨야 한다.
(에반게리온이나 코드기어스 반역의 르르슈, 건담, 마블 시리즈 등 신 인류를 창조해야 한다는 영화나 애니메이션들이 떠오른다.)
작가의 가르침을 잘 활용해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문장을 공유해 본다.
p.261 선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선전은 생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무질서를 바로잡는데 필요한 현대적 도구라는 점을 직시한다.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41 하지만 그의 세계에서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눈에 띄는 합의라는 점이 중요하다.
p.50 그는 그 기술의 가치를 이해하는, 나아가 그 기술을 적용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책을 썼다.
p.61 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의식과 지성을 발휘해 조직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의 이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조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국가의 권력을 진정으로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invisible government)'를 이룬다. 우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통치를 받으며 우리의 생각을 주조하고, 우리의 취향을 형성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우리의 민주주의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는지를 고려할 때 이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다. 원활하게 기능하는 사회로서 함께 살아가려면 인간은 이런 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p.73 집단화와 제휴라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호 교류 구조야말로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집단 사고를 조직하고 대중의 생각을 단순화해온 방식이다.
p.115 집단은 개인의 정신적인 특성과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개인의 심리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충동과 감정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다는 이론을 확립했다.
p.123 인간의 욕망은 사회라는 엔진을 가동하는 증기다. 선전가는 인간의 욕망을 이해해야만 현대 사회라는 거대하면서 짜임새가 느슨한 기계를 비로소 조종할 수 있다.
p.168 현대의 기업은 대중의 맥을 계속 짚고 있어야 한다. 대중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파악하고 변화하는 여론에 스스로를 제대로 알릴 준비를 늘 갖추고 있어야 한다.
p.171 진지한 사회학자라면 민심이 신성하다거나 특별히 현명하고 고결한 사상을 대변했다고는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민심은 국민의 생각을 표현하며, 국민의 생각은 국민이 신뢰하는 지도자와 여런 조작에 능한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다.
p.172 귀가 따갑도록 듣게 되는 유권자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무엇보다도 정치인이 대중의 의중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원인이 있다. 정치인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스스로를 어떻게 부각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p.185 우리 시대의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의 비위를 맞추는 기술이 아니라 대중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다.
p.227 인간의 습관을 바꾸려고 할 때 가장 큰 적은 타성이다. 문명은 타성의 지배를 받는다.

